2018년 인천 초등생 살인사건은 전국을 충격에 빠뜨린 잔혹한 범죄였습니다. 8세 여자아이를 유인해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하고 버린 주범 김모양과 공범 박모양은 어떤 동기와 과정으로 이런 일을 저질렀을까요? 이번 글에서는 이 사건의 배경과 수사 과정, 그리고 재판 결과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사건의 배경
김모양과 박모양은 2017년 2월쯤 온라인 커뮤니티 '베네치아 점령기'에서 만났습니다. 이 커뮤니티는 살인, 마피아, 도축 등의 주제로 상황극을 하는 곳이었습니다. 김모양은 자신이 다중인격 증세가 있다고 박모양에게 호소했고, 박모양은 김모양에게 잔인한 인격을 가진 'J'와 쾌활한 성격의 'A'라는 캐릭터를 만들어줬습니다. 두 사람은 각각 마피아 부두목과 조직원의 역할을 맡아 살인과 시신 훼손 등의 이야기를 만들어가며 친분을 쌓았습니다.
사건의 과정
2017년 3월 29일 낮, 김모양은 자신과 같은 아파트에 사는 초등학교 2학년 A양을 인천 연수구의 한 공원에서 유인해 자신의 집으로 데려갔습니다. 김모양은 A양을 살해한 뒤 시신을 흉기로 훼손하고 아파트 옥상과 쓰레기장에 유기했습니다. 시신 일부는 비닐봉투에 담아 당일 오후 만난 박모양에게 건네줬습니다. 박모양은 시신 일부를 받은 다음날인 3월 30일 오전에 시신을 분해해 음식물 쓰레기와 섞어 1층 음식물 쓰레기통에 버렸습니다.
사건의 수사
A양이 실종된 날 오후 5시쯤 A양의 어머니가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경찰은 A양이 마지막으로 본 모습이 담긴 CCTV 영상을 분석하고 주변 목격자들의 진술을 수집하면서 김모양을 용의자로 지목했습니다. 김모양은 당일 오후 9시쯤 체포됐고, 박모양은 다음날 오전 체포됐습니다. 두 용의자는 처음에는 범행을 부인하거나 희미한 기억만 있다고 진술했습니다. 하지만 경찰이 프로파일러를 투입하고 심리적 압박과 친밀감 형성 등의 수사 기법을 사용하면서 범행 과정과 동기를 자백하기 시작했습니다.
사건의 최종 판결
제1심 인천지방법원
2017년 9월 22일, 인천지방법원 형사15부(허준서 부장판사)는 김 양에게 **징역 20년**을, 박 양에게 **무기징역**을 각각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김 양과 박 양에게 각각 **30년의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을 명령했습니다. 재판부는 김 양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에 따라 약취 또는 유인한 13세 미만의 미성년자를 살해한 경우에 해당돼 사형이나 무기징역을 선고받아야 했으나, 판결 당시 만 17세여서 만 19세 미만에게 적용하는 소년법을 적용 받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소년법상 만 18세 미만이면 사형이나 무기형 대신 15년의 유기징역을 선고받지만, 김 양은 특례법에 따른 특정강력범죄를 범해 당시 재판부는 최고형량인 징역 20년을 선고했다고 밝혔습니다. 박 양은 김 양의 범행을 도와주고 시신의 일부를 받아 가지고 다니며 방조한 혐의로 기소되었으며, 재판부는 박 양이 김 양과 함께 범행을 계획하고 실행했다고 판단하여 무기징역을 선고했습니다.
항소심 서울고등법원
2018년 4월 30일, 서울고등법원 형사5부(김상환 부장판사)는 김 양과 박 양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제1심 판결을 확정했습니다. 재판부는 김 양이 범행 당시 정신분열증이 있었다는 변호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으며, 박 양이 김 양의 범행을 방조하거나 동조하지 않았다는 변호인의 주장도 기각했습니다. 재판부는 김 양과 박 양이 모두 흉악한 범죄를 저질렀으며, 피해자와 그 가족들에게 상상할 수 없는 고통과 상처를 줬다고 지적했습니다.
상고심 대법원
2018년 9월 27일, 대법원 형사1부(김명환 부장판사)는 김 양과 박 양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항소심 판결을 확정했습니다. 대법원은 김 양과 박 양이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인간성과 도덕성을 완전히 잃어버린 비인간적인 범죄를 저질렀다며 엄중하게 비난했습니다. 대법원은 김 양이 정신분열증이 있었다는 변호인의 주장도 인정하지 않았으며, 박 양이 김 양의 범행을 방조하거나 동조하지 않았다는 변호인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대법원은 김 양과 박 양에게 각각 징역 20년과 무기징역을 선고한 항소심 판결에 이상이 없다고 판단하여 상고를 기각하였습니다.
주범 김양의 범행 동기와 심리
주범인 김양은 사건 당시 만 17세의 고교 자퇴생이었습니다. 김양은 자신의 집에서 피해자인 A양을 유인해 살해한 뒤 시신을 잔혹하게 훼손하고 아파트 옥상과 쓰레기장에 유기했습니다. 또한 시신 일부를 비닐봉투에 담아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만난 박양에게 건네줬습니다. 김양은 범행 후에도 경찰 조사에서 횡설수설하거나 다중인격증을 가장하며 진술을 피하려고 했습니다.
김양의 범행 동기와 심리는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우선 김양은 중학생 때 성추행을 당한 경험이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로 인해 성적 정체성에 혼란을 겪고 자신의 몸과 정신을 혐오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또한 김양은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고 가정에서도 부모와 갈등을 겪으면서 고독감과 우울감을 느꼈습니다. 김양은 이런 심리적 고통을 해소하기 위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자작캐릭터를 만들고 마피아나 도축 등의 잔혹한 상황극을 하며 친분을 쌓았습니다.
김양은 이 과정에서 박양과 알게 되었는데, 박양은 김양에게 잔인한 인격을 가진 'J'와 쾌활한 성격의 'A'라는 캐릭터를 만들어줬습니다. 김양은 이 캐릭터들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거나 탈출하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이 캐릭터들은 김양의 현실과 점점 멀어지게 만들었고, 김양은 자신의 삶에 대한 무관심과 무감각함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김양은 이런 상태에서 피해자 A양을 우연히 보게 되었는데, A양이 자신과 비슷한 나이에도 밝고 건강하게 생활하는 모습을 보고 질투와 증오심을 느꼈습니다. 김양은 A양을 자신의 캐릭터 중 하나로 인식하고, 온라인 상황극처럼 A양을 유괴하고 살해하며 잔혹한 판타지를 실현하려고 했습니다.
공범 박양의 범행 동기와 심리
박양은 사건 발생 당시 만 18세로, 트위터에서 자캐 커뮤니티 활동을 하던 중 주범인 김양과 인연을 맺었습니다. 김양은 박양에게 자신이 살인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고, 박양은 이에 호기심과 흥미를 느꼈습니다. 김양은 범행 도중에도 박양과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상황을 전달했고, 박양은 김양에게 조언과 격려를 해주었습니다. 김양은 살인 후 훼손한 피해자의 손가락 등을 봉투에 넣어 박양에게 선물로 주었고, 박양은 이를 받아들였습니다.
박양의 범행 동기와 심리는 다음과 같이 분석할 수 있습니다.
- 박양은 래디컬 페미니즘의 영향을 받아 남성에 대한 적대감과 혐오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녀는 트위터에서 남성을 비하하고 비난하는 글을 자주 올렸으며, 피해자가 여자아이라는 것을 알고도 범행을 방조하였습니다. 그녀는 남성의 폭력과 억압에 대항하는 방법으로 살인을 정당화하려고 시도했습니다.
- 박양은 싸이코패스적 성격장애를 보였습니다. 그녀는 타인의 고통과 죽음에 대해 무감각하고 무관심했으며, 자신의 이익과 쾌락을 위해 법과 도덕을 무시하였습니다. 그녀는 김양과의 관계를 통해 스릴과 긴장감을 느꼈으며, 범죄 현장을 직접 목격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범죄의 현실감이 부족했습니다.
- 박양은 자캐 커뮤니티에서 자신의 정체성과 가치를 찾았습니다. 그녀는 자신이 만든 캐릭터로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며 인정과 칭찬을 받았습니다. 그녀는 현실 세계에서 겪는 고민과 갈등을 자캐 커뮤니티에서 해소하려고 시도했습니다. 그녀는 김양과의 관계도 자캐 커뮤니티에서 시작된 것으로, 현실과 가상의 경계가 모호해졌습니다.
사회적 여파
이 사건은 발생 당시부터 많은 사람들의 충격과 분노를 일으켰습니다. 특히 피해자가 매우 어린 나이였다는 점과 가해자가 여성이라는 점, 그리고 가해자가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서 이 사건과 관련된 글을 올리거나 자신의 캐릭터로 만든 만화를 게시하는 등 태연한 모습을 보여줬다는 점 등이 더욱 사회적 파장을 크게 만들었습니다. 이 사건은 미성년자 처벌에 대한 논란도 야기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가해자가 소년법인 관계로 사형이나 무기징역을 면할 수 있다는 것에 분개하며 소년법인 가해자도 각별한 배려 없이 처벌할 수 있도록 법률 개정을 요구했습니다. 이 사건은 또한 각종 게임의 판매 정지 처분도 초래했습니다. 가해자가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서 게임 캐릭터와 관련된 글과 이미지를 올렸다는 것으로 인해 일부 게임 회사들은 해당 게임들의 판매를 중단하거나 자진 폐쇄하는 조치를 취하기도 했습니다. 이 사건은 비실명 보도 관련 검색어 삭제 규정 도입도 촉발시켰습니다. 가해자와 피해자의 실명과 관련된 검색어가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에서 많이 검색되면서 개인 정보 보호와 실명 보도 문제가 제기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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