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꼬무 최대의 산업재해 원진레이온 이황화탄소 중독사건
오늘은 1980년대부터 1990년대 초까지 국내 최대의 직업병 사건이자 세계 최대의 이황화탄소 중독사건으로 알려진 원진레이온 사건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원진레이온은 인견사(실의 일종)를 제조하는 회사로, 당시 종업원 1500여 명, 연간 매출액 455억 원의 중견기업이었습니다. 인견사 제조 공정에서는 이황화탄소라는 유해한 화학물질을 사용하는데, 이 물질은 흡입하면 신경계와 심장계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이황화탄소에 노출되면 말을 더듬거나 걷지 못하거나 심하면 죽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원진레이온에서는 이황화탄소에 대한 안전교육이나 위험교육을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작업장의 환기시설이나 보호장구도 부실했습니다. 그 결과, 수백 명의 근로자들이 이황화탄소 중독으로 신체적인 장애를 입거나 사망하는 참극이 벌어졌습니다.
이 사건은 1988년 7월 <한겨레>신문이 첫 보도를 한 뒤 사회적으로 크게 주목받게 되었습니다. 노동부는 원진레이온에 대해 특별감독에 들어가고, 이황화탄소가 기준치를 훌쩍 초과했다는 사실을 밝혔습니다. 또한 회사 간부들은 형사처벌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원진레이온은 피해자들에게 적절한 보상을 해주지 않았습니다. 회사는 퇴직금 몇 백만 원과 각서를 주고 퇴직시키거나, 산재인정을 거부하거나, 직업병과 관련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피해자들과 유족들은 정부와 회사에 항의하고, 직업병 인정과 보상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였습니다.
1994년까지 원진레이온에서 이황화탄소 중독으로 판명된 사람은 무려 359명에 이르렀습니다. 그러나 산재인정은 100여 명에 불과했습니다. 피해자들은 산재보험공단과 법정에서 소송을 벌이기도 했지만, 과정은 매우 오래 걸리고 어려웠습니다.
원진레이온 사건은 직업병의 심각성과 예방의 중요성을 깨닫게 한 사건입니다. 또한 노동자의 인권과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법적·제도적·사회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한 사건입니다. 원진레이온 피해자들의 고통과 희생이 잊혀지지 않기를 바랍니다.